No.01direction
열심히 사는데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면, 목표 대신 무엇을 물을까
올해 목표'가 마음을 움직이지 않을 때 해볼 수 있는 질문
2026년 9월 28일6분 읽기
This Week's Question
6개월 뒤, 내 삶에서 무엇이 지금보다 조금 달라져 있으면 좋겠나요?
일요일 밤 11시, 노트북 앞입니다. 다음 주 할 일은 정리해 두었고, 읽다 만 책은 책상 옆에 쌓여 있습니다. 메모 앱 맨 위에는 연초에 적어둔 '올해 목표'가 세 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세 줄을 다시 읽어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보통 자신을 탓합니다. 하지만 조금 다르게 볼 수도 있습니다. 문장이 나를 움직이지 못하는 건, 그 문장이 어디로 가자는 건지 아직 선명하지 않아서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기록하는 법도, 배우는 법도 이미 많이 알고 있습니다. 부족했던 건 도구보다 연결이었을지 모릅니다. 오늘의 행동과 내가 원하는 방향 사이의 연결입니다. 이번 호는 그 연결의 가장 앞쪽, 방향을 다룹니다. 세 가지 신호를 근거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01Signal
목표는 도착점을 말하지만, 방향은 말해주지 않습니다
관찰
'토익 900점', '체중 5kg 감량', '이직'. 목표는 대체로 달성했는지 아닌지를 가릴 수 있는 문장입니다. 그래서 편리하지만, 그 목표를 이뤘을 때 내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거
심리학자 헤이즐 마커스와 폴라 뉴리어스는 1986년 논문에서 '가능한 자아(possible selves)'라는 개념을 제안했습니다. 초록은 이를 사람들이 "되고 싶은 모습과 되기 두려운 모습"을 포함해 그리는 자기 관념으로 설명하고, 인지와 동기 사이의 "개념적 연결고리(a conceptual link between cognition and motivation)"라고 부릅니다.[1]
이 개념을 정리한 2020년 리뷰는 한 후속 연구를 인용해 이렇게 적습니다. "가능한 자아를 명확하게 생각하는 것은 더 높은 웰빙과 관련이 있다."[2] 또 켄논 셸던과 앤드루 엘리엇은 1999년 '자기 일치(self-concordance) 모델'에서, 자신의 관심과 가치에 맞다고 느끼는 목표일수록 노력이 오래 이어지고 달성했을 때 웰빙 이득도 더 크다고 제안했습니다.[3]
해석
목표가 "무엇을 달성할까"에 대한 답이라면, 방향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가"에 가깝습니다. 위 연구들은 그 그림이 선명하고 나와 맞닿아 있을 때 행동이 이어지기 쉽다는 쪽을 가리킵니다. 다만 이들은 상관 관계와 모델 수준의 근거이고, 방향이 선명하면 삶이 좋아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목표 문장이 움직이지 않을 때 실행력을 의심하기 전에, 그 뒤의 그림이 흐릿하지는 않은지 살펴볼 이유 정도로 읽으면 좋겠습니다.
02Signal
방향은 정한 뒤에 시작하기보다, 시작하면서 선명해지기도 합니다
관찰
전환기에는 방향부터 정확히 정하고 움직이고 싶어집니다. 충분히 생각하면 답이 나올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근거
커리어 전환을 겪은 사람들을 다룬 허미니아 이바라의 『Working Identity』는 이 순서를 뒤집습니다. 저자 사이트는 책의 핵심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안다는 것은 하고 실험한 결과다."[4] 서평들은 그 원칙을 "행동으로 새로운 사고방식에 도달하라(act your way into a new way of thinking)"로, 방법을 "시도하고 배우기(test and learn)"로 요약합니다.[4] 새로운 활동을 짧게 해보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보고, 그 경험으로 자기 이야기를 다시 쓰는 과정입니다.
해석
방향을 완벽히 정하기 전에는 시작하지 못하겠다는 마음이 오히려 시작을 늦추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인터뷰와 사례에 기반한 질적 연구이므로, 모든 사람에게 같은 순서가 통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래도 방향을 정답이 아니라 시도의 결과로 조금씩 고쳐 쓰는 가설로 바라보면, 첫걸음의 부담이 줄어듭니다.
03Signal
방향을 믿게 해주는 건 큰 결심보다 작은 진전입니다
관찰
확신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이쪽으로 조금 가고 있다"는 느낌이 방향을 믿게 만듭니다.
근거
테레사 아마빌과 스티븐 크레이머는 직장인의 업무 일기를 분석했습니다. 26개 프로젝트 팀, 238명이 남긴 12,000여 건의 일기 기록입니다.[5][6] 저자들은 이렇게 요약합니다. 직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 중 감정, 인식, 동기에 가장 뚜렷하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의미 있는 일에서 진전을 이루는 것"이었다고.[6] 이 연구를 소개한 HBR 글의 제목은 「작은 승리의 힘(The Power of Small Wins)」입니다.[5]
해석
이 연구는 직장인의 일기(자기 보고)를 바탕으로 했고, 삶의 방향 전체를 다룬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작은 진전이 방향을 만든다"고까지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의미 있다고 느끼는 일에서 작게라도 앞으로 나아간 날이 마음을 움직이는 데 중요했다는 관찰은, 거창한 계획 전에 작은 행동 하나를 붙여보라는 제안을 뒷받침합니다.
방향은 정해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시작하면서 고쳐가는 것일 수 있습니다.
This Week's Action
이번 주의 행동 1개
목표가 아니라 원하는 변화를 한 문장으로 적어봅니다.
기본 버전 (5분)
메모 앱을 열고 이 문장을 채워보세요.
6개월 뒤, ______ 이(가) 지금보다 조금 달라져 있으면 좋겠다.
숫자나 기한을 넣지 않아도 됩니다. 달성 여부를 따지는 문장이 아니라 상태를 그리는 문장이면 충분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 퇴근 후에 내 일을 생각해 볼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
- 아침에 몸이 덜 무거우면 좋겠다.
- 하는 일과 배우는 것이 한 방향으로 이어지면 좋겠다.
더 작은 버전 (1분)
문장이 어렵다면 단어 세 개만 적어보세요. 요즘 자주 신경 쓰이는 주제여도 좋습니다.
오늘은 잘 안 써지는 날이라면
그것도 하나의 정보입니다. 문장을 억지로 만들지 말고, "요즘 계속 마음에 걸리는 것" 한 가지만 적어두세요. 이번 주 안에는 언제든 괜찮고, 다음 주로 넘어가도 괜찮습니다. 한 번 적고 나면 방향은 나중에 고쳐 써도 됩니다.
이 문장을 Today에서 시작해보기. 적어둔 변화 문장을 첫 방향으로 삼아, 오늘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행동 하나를 함께 골라볼 수 있습니다.
오늘 행동으로 이어가기다음 호 02. 시작이 어려운 이유는 계획보다 크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시작을 5분으로 줄이는 방법을 다룹니다.
참고자료
- 1.Markus, H. & Nurius, P. (1986). Possible selves. American Psychologist, 41(9), 954-969.
- 2.Chen, V. & Light, A. (2020). Possible Selves Across the Lifespan. Innovation in Aging. (McElwee & Haugh, 2010 재인용)
- 3.Sheldon, K. & Elliot, A. (1999). Goal striving, need satisfaction, and longitudinal well-being: the self-concordance model.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 4.Ibarra, H. (2003, 개정판 2023). Working Identity. Harvard Business Review Press.
- 5.Amabile, T. & Kramer, S. (2011). The Power of Small Wins. Harvard Business Review, May 2011.
- 6.Amabile, T. & Kramer, S. (2011). The Progress Principle. Harvard Business Review Press.
인용 문구는 영문 원문을 번역한 것입니다.